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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무너진 HTML5 게임 개발자의 꿈, 그리고 다시 찾은 길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영상 제작자는 HTML5 웹게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기존 게임을 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다시 만들고, Poki나 CrazyGames 같은 대형 웹게임 포털에 배포한 뒤 성과를 확인해 이 시장에 맞는 신작까지 개발해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배포와 수익화를 시도하면서 기대는 빠르게 무너졌다. 문제는 HTML5라는 기술 자체가 아니었다. 게임을 어디에 배포할 것인지, 누가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지, 개발자가 어떤 조건으로 수익을 나눠야 하는지가 더 큰 문제였다.

처음 계획: 오래된 게임을 HTML5로 되살리기

첫 실험 대상은 10년 이상 된 게임 Gun Slugs였다. 오래된 게임이기는 하지만 Android, iOS, Nintendo Switch 등 여러 플랫폼에 출시됐고 지금도 할인 기간에는 간간이 판매되는 작품이다.

제작자의 계획은 단순했다.

  1. 기존 게임을 HTML5 버전으로 다시 만든다.
  2. Poki나 CrazyGames 같은 웹게임 포털에 출시한다.
  3. 실제 이용자 반응과 수익을 확인한다.
  4. 가능성이 있다면 웹게임 시장에 맞는 신작을 만든다.

기존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시험한다는 점에서 꽤 합리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첫 단계인 플랫폼 입점부터 예상과 달랐다.

Poki: 게임보다 먼저 플랫폼의 기준을 통과해야 했다

Poki에서는 게임을 제출하면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플레이 지속 시간이나 게임 진입 여부 같은 지표를 바탕으로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Gun Slugs의 첫 테스트 결과는 좋지 않았다. Poki 측에서는 시작 화면이나 메뉴를 없애고 이용자가 곧바로 게임에 들어가도록 만드는 식의 개선안을 제안했고, 제작자도 일부를 수정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제작자가 받은 표준 계약 조건에는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다.

  • 약 3년의 독점 조건
  • 수익의 50%를 개발자가 받는 수익 배분 구조
  • 게임마다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구조

특히 HTML5 버전을 다른 플랫폼 게임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하려던 제작자에게 장기간의 독점은 맞지 않았다.

그가 더 크게 문제 삼은 부분은 개발자가 모든 제작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결국 특정 포털의 이용자 취향에 맞춰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였다.

플랫폼이 보유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그 이용자들이 오래 플레이하는 게임만 통과한다면 개발자는 자연스럽게 기존 이용자들이 이미 좋아하는 형태의 게임을 반복해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게임을 내놓기 전에 기존 이용자 취향을 먼저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미로 HTML5 게임을 만들고 대형 포털의 유저풀을 활용하려는 개발자에게는 Poki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게임 사업과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려는 제작자에게는 맞지 않는 모델이었다.

CrazyGames: 거절 이유조차 알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Gun Slugs를 CrazyGames에 제출했다.

결과는 이틀 정도 만에 거절이었다. 문제는 구체적인 이유가 없었다는 점이다.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안내만 받았고,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제작자는 Gun Slugs가 CrazyGames의 이용자층과도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왜 거절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다음 시도에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Poki에서는 적어도 테스트 결과와 수정 방향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지만, CrazyGames에서는 그마저도 불분명했다.

다른 HTML5 유통 경로도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았다

포털 외의 가능성도 찾아봤다.

Discord Activities

Discord 안에서 HTML5 게임을 실행하는 Activities 기능도 검토했다. 게임을 실행할 수 있고 인앱 결제 시스템도 존재하지만, 독립 개발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느꼈다.

게임 특화 브라우저

웹게임을 브라우저의 사이드 패널에서 실행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살펴봤다. 아이디어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사람들이 Chrome이나 Firefox 같은 기존 브라우저 대신 해당 브라우저를 사용할 이유와 게임 개발자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가 여전히 불확실했다.

결국 제작자가 느낀 공통점은 하나였다.

HTML5는 어디에서나 실행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지만, 그 게임으로 개발자가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광고를 직접 붙이면 되지 않을까?

가장 단순해 보이는 방법은 게임에 광고를 직접 넣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 광고 서비스는 SDK를 사용하려면 먼저 신청해야 했는데 신청 후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 다른 서비스는 SDK를 실제 게임에 붙이는 과정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해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했다.

Google의 HTML5 관련 광고 솔루션도 검토했지만 베타 형태로 접근 신청이 필요했고, 신청 과정에서 현재 보유한 플레이어 수를 묻는 항목이 있었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려는 개발자에게는 사실상 “유저가 있어야 광고를 붙일 수 있는데, 광고와 유통 수단이 없으니 유저를 만들기도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결국 HTML5 게임은 기술적으로는 어디에서나 실행할 수 있지만, 독립 개발자가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내는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다.

남은 첫 번째 선택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홍보 도구로 사용하기

제작자가 찾은 첫 번째 대안은 HTML5 게임에서 직접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Steam에 판매 중인 게임의 데모를 HTML5 버전으로 만들어 여러 웹사이트에 무료로 배포한다. itch.io, Newgrounds 등 HTML5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곳이라면 가능한 한 넓게 퍼뜨린다.

그리고 게임 안에서 Steam이나 Nintendo Switch의 정식 버전으로 연결한다.

이 경우 HTML5 버전의 목적은 매출이 아니라 게임을 체험시키는 광고와 홍보가 된다.

웹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 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한 순간 바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면, 유료 버전을 알리는 퍼널로 사용할 수 있다.

남은 두 번째 선택지: 아예 내 포털을 만든다

더 흥미로운 선택은 자체 게임 포털을 만드는 것이다.

제작자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HTML5 게임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Gun Slugs뿐 아니라 오래되어 더 이상 주요 앱스토어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과거 작품과 최근 게임까지 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1. 오래된 게임을 다시 살릴 수 있다

Steam이나 모바일 스토어에서 판매하기 애매해진 오래된 게임도 자신의 웹사이트라면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과거 작품이 더 이상 죽은 자산이 아니라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카탈로그가 된다.

2. 포털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자체 사이트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공개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Steam에서는 게임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 등록 비용이 들고, 정식 출시 후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시 실험하기 어렵다. 반면 자신의 웹사이트라면 작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고 공개하고 수정하는 실험이 가능하다.

3. 자신의 팬을 다른 플랫폼으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외부 플랫폼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개발자가 자신의 팬과 트래픽을 그 플랫폼으로 데려가야 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어차피 내가 이용자를 모아야 한다면, 왜 그 이용자를 다른 회사의 포털로 보내야 하는가?

자신의 사이트로 직접 데려오면 이용자와의 관계도, 게임 카탈로그도, 향후 수익 모델도 직접 통제할 수 있다.

구독 모델이라는 가능성

자체 포털의 수익 모델로 제작자가 떠올린 것은 구독이다.

월 3.99~4.99달러 정도를 내면 포털에 있는 모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부 데모는 무료로 공개하고, 특정 게임을 일정 기간 무료로 풀어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Patreon 같은 기존 멤버십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핵심은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제작자는 약 1,000명의 유료 구독자만 확보해도 작은 게임을 꾸준히 만들고 포털을 운영하는 모델이 충분히 의미 있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다음과 같은 구조도 가능하다.

  • 기존 게임 전체 카탈로그 제공
  • 매달 새로운 소규모 게임 공개
  • 실험적인 게임을 빠르게 제작하고 테스트
  • 더 큰 프로젝트는 별도로 장기 개발
  • 완성된 신작을 구독자에게 출시 첫날부터 제공
  • 자체 리더보드와 업적 시스템 구축
  • 특별 영상이나 개발 콘텐츠와 멤버십 결합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게임을 오랫동안 만들어 온 소규모 개발자라면 자신의 팬이 자신의 게임 세계 전체를 구독하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다.

HTML5의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니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제작자의 생각은 크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HTML5 게임이 기존 게임 사업을 구해줄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 부딪혀 보니 가장 어려운 것은 게임을 브라우저에서 실행시키는 일이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 누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가
  • 어떤 플랫폼이 게임의 노출을 결정하는가
  • 개발자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가
  • 독점 조건 없이 여러 곳에 게임을 배포할 수 있는가
  • 광고나 결제를 독립적으로 붙일 수 있는가
  • 플랫폼의 취향이 아니라 개발자 자신의 방향대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가

웹은 개방되어 있지만, 웹게임 시장의 유통과 수익화는 생각만큼 개방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방향은 ‘플랫폼 의존’에서 ‘직접 소유’로

이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HTML5를 포기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HTML5를 사용하는 목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Poki나 CrazyGames 같은 대형 포털에 들어가 그들의 이용자를 활용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는 HTML5의 장점인 “어디에서나 실행된다”는 특성을 활용해 자신의 게임을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제공하려고 한다.

외부 플랫폼의 승인을 기다리는 대신 자신의 포털을 만들고, 자신의 카탈로그와 이용자 관계를 직접 소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당장 모든 사업을 HTML5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Steam, Nintendo Switch, 모바일은 여전히 주요 플랫폼으로 유지하고, HTML5와 자체 포털은 시간을 두고 실험할 계획이다.

결국 이 영상은 “HTML5가 게임 사업을 구해줄 것”이라는 꿈이 깨진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개발자가 자신의 게임과 유저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찾기 시작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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