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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토스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실패를 싸게 만드는 Winning Strategy

토스의 시작을 설명하는 이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창업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라고 확신할수록 더 위험해질 수 있으며, 성공하는 팀은 실패를 피하는 팀이 아니라 실패를 빠르고 싸게 확인하는 팀이라는 이야기다.

이승건 대표가 말하는 토스의 Winning Strategy는 역설적이다.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여기서 ‘죽고자 한다’는 것은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만든 아이디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실패했을 때 느끼는 패배감과 체면 손상을 두려워하지 않은 채 핵심 가설을 가장 작은 비용으로 검증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1. 토스 이전의 실패: 울라블라

토스 이전, 이승건 대표는 **Ulabla(울라블라)**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오프라인에서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났다는 것을 인증하고, 그 만남을 피드에 기록하는 서비스였다.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은 매우 강했다. 문제는 사용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팀은 가장 중요한 질문인 **“사람들이 정말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보다 다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 디자인이 안 예뻐서 안 쓰는 것 같다 →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개선
  • 경쟁자가 따라 할 수 있다 → 특허 출원
  • 만남을 더 정확히 인증해야 한다 → 휴대폰 간 초음파 통신 기술 개발
  • 사진 기능이 부족하다 → 6개월간 사진 필터 개발
  • 자연 확산 기능이 부족하다 → Facebook·Instagram 연동 바이럴 기능 개발
  • 사람들이 몰라서 안 쓴다 → 창업대회, 광고, 마케팅 계획 확대

제품은 점점 정교해졌다. 디자인은 레드닷 어워드에서 연락이 올 정도로 좋아졌고, 특허까지 만들었으며, 기술적 난도가 높은 초음파 통신도 구현했다.

그런데도 아무도 쓰지 않았다.

문제는 기능도, 디자인도, 마케팅도 아니었다. 애초에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이었다.

실패의 진짜 비용

발표에서 밝힌 울라블라의 비용은 컸다.

  • 약 1년 반의 시간
  • 약 2.2억 원의 자금
  • 8명의 팀원
  • 결국 개발자·디자이너를 포함한 팀원 대부분이 이탈

가장 큰 문제는 돈 자체가 아니라 틀린 가설을 확인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었다.

2. 결정적인 질문: “그걸 왜 써요? 언제 써요?”

전환점은 한 선배와의 짧은 대화에서 왔다.

이승건 대표가 울라블라를 열심히 설명하자 상대는 이렇게 물었다.

“재미있는 거 하시네요. 그런데 그걸 왜 써요? 언제 써요?”

사실 비슷한 질문은 이미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논리로 반박했다.

  • 사람들은 결국 오프라인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 기능을 더 넣으면 쓸 것이다.
  • 디자인이 좋아지면 쓸 것이다.
  • 알려지기만 하면 바이럴이 일어날 것이다.

이 논리를 반복해서 말하다 보니 결국 자신이 만든 설명을 자신도 진실이라고 믿게 됐다.

이때 깨달은 핵심은 단순했다.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이었다.

더 아픈 사실은,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 진실을 대면하기 두려워했다는 점이었다.

3. 실패 이후 바뀐 태도: 고스트 프로토콜

울라블라 이후 팀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 회사에 앉아 아이디어를 짜내는 대신 구성원들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했고, 약 100개의 사업 아이템을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빠르게 분류됐다.

  • 예선
  • 본선
  • 프로토타입
  • 폐기물 보관소
  • 실행했지만 실패한 아카이브

이 시기의 핵심은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이 버리는 능력이었다.

5년 동안 8번 정도 실패를 반복하자 팀의 심리도 달라졌다.

  1. 실패 자체가 이전만큼 큰 충격이 아니게 됐다.
  2. 다음 아이템도 당연히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사고방식이 이렇게 변했다.

“이번 아이템은 성공할 거야”가 아니라 “이것도 아마 안 될 것이다. 그러니 안 된다는 사실을 가장 빨리 확인하자.”

이 변화가 토스의 출발점이 된다.

4. 토스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유망하지 않았다

당시 아이디어 목록에는 ‘송수금과 결제를 frictionless하게’, 즉 송금과 결제를 편하게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아이디어가 내부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할 정도였다.

과거 같았다면 팀을 만들고, 앱을 만들고, 디자인을 완성한 뒤 시장에 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했다.

제품 없이 광고부터 돌렸다

이승건 대표 혼자 Facebook에 간단한 광고를 만들었다.

“송금을 간편하게. 10초 만에 송금하는 서비스.”

서비스 이름도, 실제 제품도 없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기간: 2일
  • 광고비: 1만 원
  • 노출: 약 6,000명
  • 좋아요: 35개
  • 클릭률: 약 0.4%

폭발적인 결과는 아니었지만, 제품도 없는 상태에서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과거에는 1년 넘게, 수억 원을 쓰고, 8명이 검증하던 일을 이번에는 혼자 이틀 동안 1만 원으로 검증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였다.

성공률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실패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급격히 낮아졌다.

5. 앱도 만들지 않았다: 홈페이지로 한 번 더 검증

광고 반응이 나왔다고 바로 앱 개발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이것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먼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실제 제품이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약 30초짜리 시연 영상을 넣고, 사용 의향이 있는 사람들의 이메일을 받았다.

디자인도 훌륭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전문 디자이너도 없었고, 이승건 대표가 직접 만든 상당히 거친 수준의 페이지였다.

그런데 반응은 전혀 달랐다.

  • 홈페이지 공개 하루 만에 수만 명 방문
  • 금·토·일 3일 동안 약 1,000명이 사용 신청
  • 큰 광고비 없이 자연스럽게 발생한 트래픽

5년 동안 여러 제품을 만들었지만 인위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이승건 대표는 이 순간을 **“토스의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6. 잘 될 제품은 불완전해도 사람들이 쓴다

토스 초기 버전은 지금과 비교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불완전했다.

  • 첫 로고는 약 40만 원짜리 외주 디자인
  • 지금의 파란색이 아닌 검은색 중심 디자인
  • 실시간 송금이 아님
  • 송금 완료까지 최대 8시간
  • 금융망 연동도 되지 않아 이승건 대표가 직접 인터넷뱅킹으로 주기적으로 송금 처리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계속 사용했다.

이 경험에서 팀은 중요한 사실을 배웠다.

핵심 문제를 정말 해결하는 제품은 예쁘지 않아도, 기능이 부족해도, 노출이 적어도 사용자가 반응한다.

반대로 핵심 가치가 없는 제품은 디자인, 기능, 마케팅을 아무리 추가해도 살아나기 어렵다.

7. 핵심 가설 하나만 검증한다

울라블라 시절에는 잘 안 되면 기능을 계속 추가했다.

  • 디자인 문제인가?
  • 사진 기능이 없어서인가?
  • 바이럴 기능이 부족해서인가?
  • 마케팅이 약해서인가?

이렇게 하면 무엇이 틀렸는지 알 수 없다.

토스에서는 방식을 바꿨다.

  1. 핵심 가설을 하나 정한다.
  2. 그 가설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 제품을 만든다.
  3. 사용자의 실제 행동과 숫자를 본다.
  4. 반응이 없으면 빨리 버린다.
  5. 반응이 있으면 그때 기능과 품질을 확장한다.

즉, 제품을 완성한 뒤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이 된 뒤 제품을 완성한다.

8. Acquisition보다 Retention을 먼저 본다

울라블라에서는 사용자가 쓰지 않자 마케팅을 강화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노출시키려 했다.

토스에서는 반대로 했다.

아직 제품이 맞는지 확신이 없으니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사용자만 확보해 리텐션 데이터부터 관찰했다.

초기 토스의 재사용 지표는 매우 강했다.

  • 주간 재사용률: 30%대
  • 월간 재사용률: 약 70%대
  • 이후 주간 재사용률 40% 이상
  • 별다른 활동 없이도 매주 약 1.4배 성장

완벽하지 않은 제품인데도 사람들이 반복해서 쓴다는 사실이 핵심이었다.

좋은 Acquisition은 돈으로 만들 수 있지만, 좋은 Retention은 실제 가치가 없으면 만들기 어렵다.

9. 고객의 반응이 팀의 정렬까지 바꿨다

고객이 원하는 문제가 명확해지자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도 달라졌다.

울라블라 시절에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자주 물었다.

  • “이 기능을 왜 만드는 거죠?”
  • “정확히 언제 쓰는 기능인가요?”
  • “이게 정말 문제의 원인이 맞나요?”

창업자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팀원들은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토스에서는 달랐다. 고객의 문제와 반응이 명확했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긴 설명 없이도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그 결과 디자인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개발 속도도 빨라졌다.

발표에서 이승건 대표가 강조한 판단 기준은 강하다.

내부 팀원조차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운 기능이라면 외부 고객에게 설명하고 판매하기는 더 어렵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한 제품은 대개 문제 정의가 아직 충분히 선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0. 두 가지 멘탈리티의 차이

실패하는 접근토스가 배운 접근
“이건 무조건 성공한다.”“이것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제품을 먼저 완성한다.핵심 가설부터 검증한다.
디자인과 기능을 많이 넣는다.검증에 필요한 최소 수준만 만든다.
사용자에게 최대한 많이 알린다.리텐션을 확인할 최소 사용자만 모은다.
숫자가 안 나오면 작은 기능 문제를 찾는다.핵심 가설 자체가 틀렸는지 본다.
팀이 원하는 기능을 만든다.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만든다.
실패를 체면 손상으로 느낀다.실패를 학습 비용으로 받아들인다.
리더가 모든 질문에 답하려 한다.리더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11.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의 의미

이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정신력이나 근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울라블라 시절의 이승건 대표 역시 누구보다 집요했다.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았고,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개선하고, 특허를 만들고, 마케팅을 했다.

그런데 그 집요함은 아이디어를 살리는 데 집착하는 집요함이었다.

토스에서는 집요함의 대상이 달라졌다.

  • 내 아이디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찾는 것
  •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실패하는 것
  •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약함과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
  • 팀의 자존심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

즉, 아이디어를 죽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정말 살아남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12. 리더십에 대한 또 하나의 교훈

초기에는 리더가 모든 질문에 즉시 답할 수 있어야 유능하다고 생각했다. 성공할 것처럼 강하게 말하고, 반대 의견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강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였다.

자신감이 없는 팀일수록 “우리는 잘될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불안을 덮을 수 있다. 정말 자신감이 있는 팀은 오히려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 이것도 실패할 수 있다.
  • 우리가 틀렸을 수 있다.
  • 지금 만드는 기능은 필요 없을 수 있다.
  • 이 실험의 결과가 나쁘면 바로 버리자.

실패 가능성을 솔직하게 말한다고 팀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실패가 정상인 환경을 받아들인 팀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리더 역시 정답을 모르는 모습, 틀린 판단, 실패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팀이 진짜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13. 제품을 만들 때 적용할 질문

이 발표를 실제 제품 개발에 적용한다면 아래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핵심 가설

  • 지금 우리가 검증하려는 단 하나의 가설은 무엇인가?
  • 이 가설이 틀리면 이 제품 전체를 접을 수 있는가?

최소 검증

  • 실제 제품을 만들지 않고 검증할 방법은 없는가?
  • 광고, 랜딩페이지, 수동 운영, 영상 데모만으로 먼저 확인할 수 없는가?
  • 실패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지금보다 10분의 1로 줄일 수 없는가?

고객 행동

  • 고객이 좋다고 말하는가가 아니라 실제로 다시 사용하는가?
  • Acquisition이 아니라 Retention이 강한가?
  • 우리가 밀어붙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반응이 발생하는가?

조직

  •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긴 설명 없이도 무엇을 해결하는지 이해하는가?
  • 팀 내부에서 “이거 아닌 것 같다”는 말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가?
  • 기능을 추가하는 이유가 고객 행동 때문인가,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서인가?

결론

토스의 시작은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한 번에 찾아낸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수년간의 실패 끝에 실패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이야기에 가깝다.

울라블라에서는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제품을 완성하고, 디자인을 고치고, 기능을 추가하고, 마케팅을 한 뒤에야 고객에게 물었다.

토스에서는 실패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가장 중요한 가설만 최소 비용으로 검증하고, 고객의 행동이 확인된 뒤에야 제품을 확장했다.

토스의 Winning Strategy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다음과 같다.

성공하려는 집착보다,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는 말은 제품 개발에서는 이렇게 번역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살리려고 하지 말고, 틀렸다면 가장 빨리 죽여라. 살아남는 아이디어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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