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를 떠나지 않게 만드는 핵심: 리텐션과 아하 모멘트
토스 이승건 리더의 PO 세션을 바탕으로, Product/Market Fit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 리텐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리고 아하 모멘트를 어떻게 찾아 조직의 실행 기준으로 바꿀 것인가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 발표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유저를 더 많이 데려오기 전에, 이미 들어온 유저가 왜 남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1. PMF를 찾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발표에서는 Product/Market Fit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신호로 Cohort Retention Curve가 어느 시점부터 평평해지는가, 즉 Retention Plateau가 생기는가를 제시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사용자가 계속 이탈해 결국 0에 가까워진다면 아직 제품이 반복적으로 선택되는 상태가 아니다. 반대로 일정 비율의 사용자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남아 반복적으로 제품을 사용한다면, 그 제품에는 지속적으로 선택되는 핵심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PMF가 생겼다는 것은 동시에 두 가지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시장이 계속 선택하는 제품 형태를 어느 정도 찾았다.
-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 한번 써본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계속 사용하는 사람이 실제 고객이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제품·시장·고객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가는 과정이고, PMF는 이 세 영역 중 상당 부분이 확실성의 영역으로 넘어왔다는 신호로 설명된다.
2. PMF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리텐션 개선이다
PMF를 찾았다고 바로 광고비를 늘려서는 안 된다.
발표에서는 AARRR을 앞에서부터가 아니라 뒤에서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Retention → Activation → Acquisition
먼저 떠나지 않는 강한 서비스를 만들고, 그다음 유저가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 경로를 매끄럽게 만든 뒤, 마지막에 마케팅으로 유저를 데려와야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Acquisition부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긴다.
- 광고로 유저를 데려온다.
- 가입 전환이 낮아 Activation을 손본다.
- 뒤늦게 사람들이 계속 떠나는 것을 발견한다.
- 결국 비싼 비용을 들여 새는 양동이에 물을 붓는 구조가 된다.
그래서 PMF 이후 첫 번째 과제는 리텐션 커브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3. 떠난 사람보다 먼저 봐야 할 사람: 남아 있는 사용자
리텐션 분석에는 두 방향이 있다.
첫째, 떠난 유저를 인터뷰하고 Usability Test를 하면서 왜 사용을 중단했는지 찾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제품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유즈케이스와 장기적인 제품 확장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더 시급한 질문은 이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왜 남았는가?
성별, 연령, 지역, 직업 같은 페르소나 정보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같은 연령대의 비슷한 사람 중에서도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난다.
따라서 더 중요한 것은 리테인된 유저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패턴을 데이터로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발표에서는 이 결정적 행동을 **아하 모멘트(Aha Moment)**라고 부른다.
4. 아하 모멘트란 무엇인가
아하 모멘트는 단순히 사용자가 감탄하는 감정적인 순간이 아니다.
발표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제품의 핵심 가치를 경험하고, 이후 서비스에 남게 되는 결정적인 행동 또는 구간
실무적으로는 리테인된 사용자 집단과 특정 행동을 한 사용자 집단을 겹쳐보고, 어떤 행동을 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확률로 남는지를 찾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좋은 아하 모멘트는 다음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제품의 핵심 가치와 상식적으로 연결된다.
- 조직 전체가 한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 실제 제품에서 사용자가 수행 가능한 행동이어야 한다.
발표에서 반복해서 강조되는 것은 Simplicity, not Science다.
아하 모멘트의 목적은 완벽한 자연과학 법칙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조직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단순하고 강한 실행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13살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해야 한다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 아하 모멘트의 기본 형태
발표에서는 아하 모멘트가 대체로 아래 형태로 표현된다고 설명한다.
XX라는 핵심 행동을 YY 기간 안에 ZZ번 한다.
여기서 각각의 의미는 명확하다.
XX: 제품의 핵심 가치를 직접 경험하는 행동
제품이 왜 존재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행동이어야 한다.
간편송금 서비스라면 ‘송금’처럼 제품의 핵심 가치와 직접 연결되는 행동이 자연스럽다. PMF가 있는 제품이라면 핵심 가치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용자가 남는다는 설명이다.
YY: 첫 경험을 잊기 전에 다시 사용해야 하는 시간
아무리 좋은 경험이라도 시간이 너무 지나면 사용자는 그 경험 자체를 잊는다.
따라서 아하 모멘트에는 보통 첫 경험의 인상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가치를 경험하게 만드는 시간 조건이 붙는다. 좋은 온보딩과 초기 사용 경험이 중요한 이유도 이 구간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ZZ: 가치를 체감하기 위해 필요한 반복 횟수
대부분의 서비스는 한 번의 사용만으로 습관이나 리텐션이 생기지 않는다.
발표에서는 많은 경우 몇 차례 반복 사용이 필요하며, 제품의 가치가 강할수록 필요한 반복 횟수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6. 토스가 초기 간편송금에서 찾았던 아하 모멘트
발표에서 소개된 초기 토스 간편송금의 아하 모멘트는 다음과 같다.
서비스 사용을 시작한 뒤 4일 이내에 2번 이상 송금한다.
발표자는 이 조건을 충족한 사용자 대부분이 이후에도 남았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아하 모멘트가 명확해지면 조직의 목표도 극도로 단순해진다.
- 신규 입사자도 해야 할 일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 제품팀은 4일 안에 두 번째 송금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경험에 집중한다.
- 인센티브, 무료 사용 횟수, 온보딩, 알림 등도 같은 목표 아래 정렬할 수 있다.
- 조직 규모가 커져도 제품 방향이 분산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발표에서는 초기 토스가 무료 송금 횟수 등을 설계할 때도 이런 핵심 행동의 반복과 연결해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토스가 더 이상 단순한 송금 앱이 아니게 되면서 과거의 아하 모멘트는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제품의 핵심 가치가 바뀌면 아하 모멘트도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7. 다른 서비스의 아하 모멘트 사례
발표에서 소개된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아래 수치는 발표자가 예시로 제시한 내용이다.
| 서비스 | 발표에서 제시한 아하 모멘트 |
|---|---|
| 첫 10일 동안 7명의 친구와 연결 | |
| Slack | 한 팀 안에서 누적 2,000개의 메시지 작성 |
| Dropbox | 한 기기에서 Dropbox 폴더에 하나 이상의 파일 저장 |
| Zynga | 가입 후 하루 안에 다시 방문 |
| 30명을 팔로우 |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특정 기능 자체가 아니라 서비스의 핵심 네트워크나 효용을 실제로 체험하게 하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SNS가 가입 직후 친구를 찾고 팔로우하도록 강하게 유도하는 이유는, 가입 완료 자체보다 콘텐츠와 관계망이 생긴 상태가 리텐션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8. 아하 모멘트는 조직을 정렬하는 도구다
아하 모멘트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데이터 분석에만 있지 않다.
회사가 50명, 100명 이상으로 커지면 모든 사람이 제품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기 어려워진다. 채용이 늘고, 조직이 복잡해지고, 팀마다 다른 목표와 의견이 생긴다.
이때 제품의 방향을 유지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단순한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언제까지, 몇 번 하게 만들 것인가.
잘 정의된 아하 모멘트는 제품, 데이터, 마케팅, 온보딩, CRM, 조직 목표를 하나의 행동 지표에 맞추는 공통 언어가 된다.
따라서 리텐션 개선은 특정 PM이나 데이터 분석가만의 일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특정 핵심 행동을 더 많은 사용자에게 경험시키는 회사 차원의 운동이 될 수 있다.
9. 좋은 아하 모멘트는 어떻게 찾는가
발표에서는 연역과 귀납을 모두 사용하라고 설명한다.
연역적으로 찾기
제품의 핵심 가치에서 출발한다.
- 우리 제품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
- 그 가치를 사용자가 직접 경험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 그 행동을 반복하면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귀납적으로 찾기
실제 데이터를 본다.
- 리테인된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한 행동은 무엇인가?
- 떠난 사용자와 남은 사용자를 가장 크게 가르는 행동은 무엇인가?
- 특정 행동의 횟수와 시간 구간을 바꿨을 때 리텐션과 어떤 관계가 나타나는가?
좋은 아하 모멘트는 데이터상 강한 상관을 보이면서 동시에 제품의 핵심 가치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정교한 분석을 하더라도 최종 산출물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한 문장으로 압축되어야 한다.
10. 실행이 불가능한 아하 모멘트가 나온다면 제품을 의심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리텐션을 보이는 조건을 찾았더라도, 실제 사용자가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면 좋은 아하 모멘트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입 후 며칠 안에 지나치게 많은 친구를 연결해야만 높은 리텐션이 나타난다면, 사용자를 그 조건으로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때는 오히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핵심 행동 XX 자체가 충분히 매력적인가?
달성 난도가 지나치게 높다면 핵심 가치가 약하거나 전달 방식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무료 사용 범위를 늘리거나, 제한을 줄이거나, 핵심 기능 자체의 효용을 키우는 식으로 XX를 더 강력한 XX’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발표의 결론이다.
즉 아하 모멘트 분석은 온보딩 최적화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제품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를 준다.
11. 아하 모멘트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발표에서는 아하 모멘트가 리텐션을 개선하는 데 유효하지만 Silver Bullet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긋는다.
아하 모멘트를 찾아 모든 사용자가 그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도, 리텐션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발표자는 아하 모멘트 최적화로 얻을 수 있는 개선 폭을 제한적으로 설명하며, 그 이후의 더 큰 성장은 현재 제품이 담지 못하는 새로운 고객과 유즈케이스를 발견해 Carrying Capacity 자체를 높이는 작업에서 나온다고 본다.
여기서 사용자 인터뷰와 UT가 다시 중요해진다.
- 우리가 만족시키지 못한 사용자는 무엇을 쓰는가?
- 왜 우리 제품 대신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가?
- 현재 제품 구조로 담지 못하는 유즈케이스는 무엇인가?
- 어떤 새로운 기능이나 서비스 레이어가 추가되어야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할 수 있는가?
즉 단기적으로는 리텐션과 아하 모멘트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가치와 고객군을 찾아 제품의 성장 한계를 넓혀야 한다.
12. 리텐션 수준이 의미하는 것
발표에서는 Retention Plateau의 높이가 사업의 잠재 규모와 연결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발표자가 경험적 기준으로 언급한 구간은 대략 **20%, 40%, 70%**다.
- 약 20%: 사업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큰 규모로 확장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는 구간
- 약 40%: 상당히 큰 회사를 만들 가능성이 열리는 구간
- 약 70%: 매우 넓은 인구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확장될 잠재력이 있는 구간
또 초기 Facebook, Instagram, Toss 등의 높은 리텐션 수치를 사례로 언급한다. 다만 발표자 스스로 일부 수치는 기억에 의존해 부정확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이 숫자들은 절대 법칙이라기보다 리텐션의 높이가 장기적인 사용자 기반과 사업 크기를 좌우한다는 직관을 설명하는 예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핵심은 특정 숫자 자체가 아니라 다음 질문이다.
우리의 Retention Plateau가 너무 낮다면, 이 기회가 우리가 원하는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가?
PMF를 찾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PMF의 ‘질’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다.
13. UT를 할 때 중요한 질문 방식
발표에서는 떠난 사용자를 인터뷰할 때 질문 방식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왜 토스를 쓰다가 다음 송금에서는 토스를 안 썼나요?”처럼 사용자가 하지 않은 행동을 직접 부정문으로 묻기보다, 실제 행동을 재구성하는 방식이 더 좋다고 제안한다.
- “그때 송금할 때는 어떤 앱을 쓰셨어요?”
- “왜 그 앱을 쓰셨어요?”
- “간편송금이 아니라 기존 은행 앱을 쓴 이유는 무엇이었어요?”
이런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실제 상황과 대체재 선택 이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표자는 몇 차례의 인터뷰만으로도 반복되는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숨은 시장 기회와 패턴에 대한 직감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UT를 직접 수행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14. 실무 적용 프레임
이 발표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면 다음 순서로 정리할 수 있다.
1단계. Retention Plateau가 있는지 확인한다
없다면 아직 아하 모멘트를 찾을 단계가 아니다.
먼저 제품 가설과 고객 가설을 계속 실험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고객군을 만들어야 한다.
2단계. 남은 유저와 떠난 유저를 나눈다
코호트 기준을 정하고, 일정 기간 이후 남아 있는 사용자 집단과 이탈한 사용자 집단을 구분한다.
3단계. 두 집단의 행동 차이를 찾는다
기능 사용, 빈도, 첫 행동까지 걸린 시간, 반복 횟수, 관계 형성, 콘텐츠 생성 등 다양한 행동을 비교한다.
4단계. 아하 모멘트 후보를 만든다
형태는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다.
XX 행동을 YY 기간 안에 ZZ번 한다.
5단계. 제품의 핵심 가치와 연결되는지 검증한다
숫자상 관계만 있고 제품의 본질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좋은 지표가 아니다.
6단계. 실행 가능한 난이도인지 확인한다
대부분의 신규 사용자가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제품 경험이나 핵심 가치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
7단계. 조직의 공통 목표로 만든다
제품, 마케팅, CRM, 데이터, 디자인이 모두 같은 행동 지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한다.
8단계. 리텐션 개선 이후 Activation을 최적화한다
더 많은 신규 사용자가 아하 모멘트까지 빠르고 쉽게 도달하게 만든다.
9단계. 그다음에 Acquisition을 키운다
Retention과 Activation이 준비된 뒤 트래픽을 크게 늘려야 성장 효율이 높아진다.
10단계. 성장 한계가 보이면 새로운 CC를 찾는다
현재 제품이 담지 못한 고객과 유즈케이스를 UT로 찾아 새로운 서비스 레이어를 추가한다.
15. 한 문장으로 정리
이 세션의 메시지를 가장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PMF를 찾은 뒤에는 광고보다 먼저 리텐션을 보고, 남아 있는 유저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핵심 행동을 ‘아하 모멘트’로 정의한 뒤, 조직 전체가 더 많은 유저를 그 순간까지 보내는 데 집중하라.
결국 좋은 제품 성장은 단순히 유입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누가 남는지 → 왜 남는지 → 어떤 행동이 남게 만드는지 → 더 많은 유저가 그 행동을 하게 만들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차례로 풀어가는 과정이다.